최근 몇 년 사이 사우디 아라비아 프로 리그(SPL)는 전 세계 축구계에서 주목받는 무대로 급부상했습니다. 호날두, 벤제마, 네이마르 등 세계적 슈퍼스타들이 대거 이적하면서, 리그의 인지도와 시장 규모가 급격히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자본 투입을 넘어, 사우디 리그의 성장에는 뚜렷한 전략과 구조적 배경이 존재합니다. 본 글에서는 사우디 리그 급성장의 핵심 요인 5가지를 중심으로 분석하며, 향후 리그의 지속 가능성과 국제 축구계에 미칠 영향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막대한 자본 투자와 스타 영입
사우디 리그 급성장의 첫 번째이자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막대한 자본의 유입입니다. 사우디 정부는 자국의 경제 다변화 정책인 ‘비전 2030(Vision 2030)’의 일환으로 스포츠, 특히 축구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유럽에서 활약하던 슈퍼스타 선수들을 파격적인 조건으로 영입하게 되었고, 이는 리그의 글로벌 주목도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2023년 이후 호날두를 시작으로 벤제마, 네이마르, 캉테, 마네 등 세계적 선수들이 사우디 리그에 합류했고, 이들의 연봉은 유럽 리그보다 2~3배 이상인 경우도 많습니다. 스타 선수들은 단순히 경기력 외에도 리그 홍보, 유소년 인기, SNS 화제성 등 다양한 효과를 동시에 창출하며, 사우디 리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사우디의 국부펀드(PIF)가 리그 주요 구단의 운영권을 인수하면서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가 본격화되었습니다. 이 같은 투자 방식은 단기적 관심을 넘어서 리그 전체의 구조 개편과 글로벌화까지 염두에 두고 추진되고 있습니다.
스포츠 워싱 논란 속 전략적 이미지 전환
사우디 리그의 성장은 긍정적 평가와 동시에 스포츠 워싱(Sportswashing) 논란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포츠 워싱은 정치적, 인권적 이슈가 있는 국가들이 스포츠를 통해 국제적 이미지 세탁을 시도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사우디 정부는 이와 같은 비판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스포츠를 통한 국가 이미지 혁신과 경제 다변화라는 더 큰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사우디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포뮬러1(F1), 복싱, e스포츠 등 다양한 종목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축구 리그는 그 중심에 있습니다. 리그 홍보 영상이나 SNS 콘텐츠, 글로벌 중계권 확보 등의 작업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세탁’을 넘어서, 글로벌 스포츠 비즈니스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과거에는 국제 축구 시장에서 비주류로 평가받았던 사우디 리그가 이제는 유럽 리그와 비교되는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중계권, 콘텐츠, 플랫폼 다각화
사우디 리그는 단순히 스타 영입에 그치지 않고, 리그 자체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팬을 대상으로 한 중계권 사업 확장, 영어 및 다국어 SNS 콘텐츠 제작, 하이라이트 영상 편집 퀄리티 강화 등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전까지 사우디 리그는 중동 지역을 벗어난 팬들에게 생소했지만, 이제는 DAZN, ESPN, beIN Sports 등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경기 생중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해 영어권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선수 인터뷰, VLOG, 미디어데이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가 꾸준히 생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현지 경기장 인프라 개선과 동시에, 해외 팬들이 사우디 현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관광 비자 발급 확대, 호텔 제휴, 패키지 상품 등을 개발해 스포츠 관광 모델까지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리그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AFC와 FIFA의 협력 및 구조적 우위 확보
사우디 리그의 또 다른 성장 기반은 국제 축구 기구들과의 협력 관계 강화입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내에서 사우디의 입지는 매우 강력하며, FIFA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34년 월드컵 유치를 공식 선언한 것도 이런 외교적 기반의 연장선입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구조 개편을 통해 사우디 리그 팀의 출전권과 배정 수를 확대하고, 조편성과 경기 일정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더불어 자국 리그 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 선수 등록 제한을 완화하고, 각 구단에 FIFA 인증 훈련 시설 확보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소년 시스템 개선,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해외 전지훈련 지원 등도 국가 차원에서 주도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리그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역 영향력 확대 및 소프트파워 전략
사우디 리그의 급성장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문화적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사우디는 그동안 종교 중심 국가 이미지가 강했지만, 스포츠를 통해 젊은 세대와 외국인에게 열린 국가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카타르가 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에 자국의 브랜드를 알렸듯, 사우디 역시 축구를 매개로 국가의 정체성과 미래 지향성을 알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 리그의 수준 향상뿐만 아니라, 리그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정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사우디 리그는 단순한 자본 투입이 아닌, 국가 브랜딩, 외교, 관광, 소프트파워 강화 전략의 중심축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결론 및 요약
사우디 리그의 급성장은 단순한 ‘돈으로 스타를 모은 리그’가 아니라, 정책적·전략적 접근과 자본, 미디어, 글로벌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입니다. 물론 스포츠 워싱 등의 논란도 존재하지만, 사우디는 이를 넘어서 축구를 통한 국가 리브랜딩과 산업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우디 리그를 지켜보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그 안의 흐름을 이해하고, 글로벌 축구 시장의 재편 과정에 주목할 때입니다.